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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제,경영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 이경훈,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13

 

플랫폼 주권 상실

출판시장의 그늘로 다가온 플랫폼주권의 상실. 그것이 오늘날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의 현주소다. 저자는 예리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되짚어 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통과했다. 그가 고민한 흔적들은 다양한 대안의 모색을 통해 드러난다. 예전에 한미 FTA의 주요 화두였던 '식량주권상실'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단순히 출판의 위기를 넘어선 전체 소프트웨어 산업의 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플랫폼 주권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도 우리만의 플랫폼을 갖춘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 한국, 일본, 중국만이 검색, SNS 등으로 당당히 버티어 나가는 것을 본다. 출판시장에도 그런 우리만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참신한 고유 한글의 멋과 정보가 담겨질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이 양산되어야 하며, 출판사만의 독특한 기획력으로 발휘된 디지털 콘텐츠가 채워져 하겠다고 생각한다. 비록 출판쪽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담담하고 세밀한 필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요약

 

1. 디지털로 진화하는 세상


2011년 한해만도 신간이 44,036종이 출판됐다. 한 달에 120종이 나오는 셈. 책의 특징은 웹과의 차이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웹은 하이퍼링크를 통해 무수한 링크가 가능하지만, 책은 그러지 못하다. 책은 그 자체의 내용 안에서 스토리텔링이 일어나는 구조다. 선형적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웹을 비선형적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데, 이는 현실과 많이 닮아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는 것은 지하철 풍경으로도 알 수 있다. 2002년 무가지 <매트로>를 보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 후에 PMP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선택지는 다양해졌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2009년 12월 아이폰의 보급이후 최근 3년간 모두 스마트폰으로 통합 된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직원들의 식사자리에서도 대화가 사라졌다. 변화는 많이했는데, 무언가 '본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관계맺기의 방식도 많이 변했다. 통화를 주로하던 핸드폰의 기능에서 중고등학색들의 업적으로 '문자'가 꼽힌다. 얼마나 많이 문자를 즐겨 이용하는가. 여기서 파생된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대기'이다. 문자는 바로바로 대화가 즉시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대기'가 발생한다. 대기의 상태가 자주 길어진다면, 청소년들은 소외되었다고 느낄것이다. 음악 콘텐츠는 소비환경 자체가, 음악을 들으며 무언가를 하기가 가능하지만, 그런 전자책은 동시성이 허용되지 않는  특성을 갖는다. 커뮤니케이션 대기 상태를 촉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2. 콘텐츠 퍼블리싱의 전통 : 책과 출판
책의 요건은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49쪽이상을 '서적', 5~48쪽을 '팸플릿'이라 부른다. 내용적 완성의 측면에서는 기획, 편집, 인쇄, 유통이 필요하다. 책으로 출간된다는 의미는 ① 세상에 공개한다는 것,② 읽을만한 가치로서 콘텐츠 지위 확보 ③ 법과 사회적 인식의 테두리 안에서의 보호(저작권보호) 이다. 그동안 콘텐츠 퍼블리싱이 책과 출판이라는 형태로 거의 독점되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해 졌다. 웹 퍼블리싱도 그 한 예인데, 웹의 단점은 완성도가 낮다는 것과 지식과 이야기로서의 가치 획득이 아직 책만 못하다는 인식에 있다. 그래서 웹의 등장과 별개로 출판시장은 꾸준히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이 등장하면서 디지털화된 콘텐츠가 상품이 부각되었다.

출판 측면에서 보자면, 쿠텐베르크 시절의 출판은 지금의 출판과 그 의미가 달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당시의 출판은 오늘날과 같은 개인적 차원의 문화 소비라기 보다는, 사회적 행위였다. 최초의 인쇄물은 성경이 아니라, 면죄부였다. 현대의 출판은 문화콘텐츠 중에서 가장 먼저 상업화에 성공했다. 출판체계는 콘텐츠의 불변성을 전제로 하여 성장했다. 독자는 콘텐츠의 생산에 개입하기 보다 소비 행위에 집중하도록 했다. 이것이 배포의 개념이었다.

오늘날에는 책의 출판과 콘텐츠의 퍼블리싱의 의미가 분리되었다. 무료 콘텐츠에 광고를 싣는 방식도 등장했다. 앱스토어와 클라우드 등의 등장으로 콘텐츠 퍼블리싱에 대한 출판계의 대응은 느린듯이 보인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마존,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자책 시장을 장악하려고 전쟁을 벌이는 동안 출판업계는 어떤 적극적인 대응도 하지 못하고 주도권 싸움의 변방으로 밀려났다. 출판사는 상대적으로 그나마 나은 처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서점은 파산 직전의 상황에 처해 있다." (p.66)

 

3.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이란?

우리나라 전자제품 업체들은 해외 전자제품 발표회 날만 되면 분주해 한다. 애플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를 대체했다. 디지털은 새로움과 낡음의 차원으로 이해되는데, 그럼에도 전자책은 전통 책 시장을 대체하지 못했다. 이유는 ① 책이주는 물질적 감수성, ② 경험의 차이 ③ 게임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 차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겠는가 하는 공감대 인 것이다. 일찌기 컴퓨터가 등장 전에도 놀이는 있었으나, 컴퓨터의 등장에 따라 게임 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에 게임이 놀이를 대체하지 못한 것을 장르차원의 차이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제는 배포에도 접속으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게임도 그냥하는 게임이 아니라, 접속해서 네트워크화 된 게임을 즐긴다. 접속이 끊기면 재미가 없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로 접속을 필수로 한다. 배포의 개념에서 접속으로의 개념으로 변화되고 있다.

 

4.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과 출판

2011년 5월 KT경제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NHN의 광고매출이 KBS와 SBS의 광고매출의 합산 보다 많이 차지했고, 조중동의 1.7배를 가져갔다고 한다. 도서관은 자료가 없으면 그 자체로 불평을 하게 마련이지만, 포털의 검색은 스스로 원하는 질문에 만족해가도록 유도한다. 불평을 사라지게 만든다. SNS나 블로그 등은 자아구축과 허세적 요소들이 적절히 조화되어 꽃피웠다.

일반 사업체는 고유 기술의 특허를 감안하여 인수합병 시,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출판계엔 특허라는 것이 없다. 원저자의 저작권만 보호될 뿐이다. 그러나 실상은 출판의 생리상 저작물은 원저자의 것만이 아닐 정도로 출판사의 개입과 권유와 방향 설정 등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디지털 콘텐츠의 시대를 맞아 출판 편집자는 원소스 멀티유저를 감안하는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현재 글로벌 IT기업들이 플랫폼 각축전을 벌려나가고 있지만, 거기에 넣어질 콘텐츠는 편집자의 영역이다. 그런의미에서 네이버 캐스트의 편집방식은 웹과 조화된 새로운 출판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보다 자료가 더 많은 컨테츠들이 채워진다면, 아마 출판계에게는 위험한 수준이지 않을까 싶다.

 

5.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출판계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분들의 대안은 하나같이 우울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어보인다. 진짜 문제는 독서율 하락이다. 단순히 책 읽는 차원의 독서가 아닌, 신규 출판 시장에서 소비로서의 독서 말이다. 네이버 케스트와 교보문고 중 어느것이 디지털 출판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가? 교보문고는 인터넷을 통한 판매나 저자와의 만남 등을 주선하는 등, 종이책과의 관계를 끊지 못한다. 네이버 케스트는 출판 플랫폼과 웹 플랫폼이 이제 더이상 별개가 아님을 시사한다. 영화, 음악, 게임까지 소비경험을 갖춘 환경으로 통합시킨다. 단순히 책만 붙들어서는 될 일이 아니다.

디지털 퍼블리싱의 살 길은, 고객에 맞게 서비스에 따른 가격차별화 정책을 쓰는 것이다. 출판이 다른 문화산업과 갖는 차이라면 지식을 다룬다는 것이다. 검색과 SNS로 타격 받은 출판업계는 이제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그동안 책만 웹을 통해 소비할 수 없었던 유일한 것이었다. 이것은 완전한 실패다.

교보문고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 웹 유통을 통째로 맞기면서 출판사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 책은 제 값을 챙길 수 없었다. 이제는 모발일 환경이 왔다. 플랫폼 변화에 따른 출판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① 디바이스는 다향화 되었지만, 콘텐츠의 형태는 그대로였다. 교보문고의 전자책 서비스는 형편없었다. ② 전자책과 앱 가격이 낮아 어려움이 크다. ③ 가격을 낮춘다고 사용자의 증가를 보장할 수 없다. ④ 시장의 크기가 증가지 않는다. ⑤ 애플, 아마존은 기존 생산자나 유통사가 배제되어도 상관없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유통이란 결국 고객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다. 따라서 서점 말고도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웹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트위터, 홈페이지, 블로그, 멤버십, 오프라인 등등.

 

6. 디지털 콘텐츠 소비환경의 변화

앱스토어는 30%만 생산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전자책은 앱을 설치한 후, 앱을 통해 결재하는 방식으로 앱스토와 별도로 하였으나, 2011년 중반에 앱스토어에서 정책적으로 금지시켰다. 많은 전자책 출판사에 혼란을 가져다 주었다. 애플은 스스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핵심을 플랫폼 사업으로 정의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단순한 웹하드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사용자가 수정한 파일을 다른 곳에서 열어볼 수 있게 했다. 이전의 웹하드는 수정한 후 다시, 서버에 올려 놓아야 했다. 그러나 아이클라우드는 올리고 내리고를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구글 드라이브는 데이터 뿐만 아니라 어플리케이션까지도 가능하게 하였다.

2012년 8월 통계에 따르면 하루에 2억 5천만건의 트윗이 누적된다고 한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었다. 그에 따라 데이터베이스의 처리기술과 분석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시리나 나우도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 비서의 영역까지 나아가려고 한다. 이와 반대의 개념으로 사용자가 데이터를 선별하는 큐레이션 기능도 있다. 인터넷을 서핑하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진에 핀을 꼽아 분류하여 저장하는 핀터레스트가 그 좋은 예다.

구글의 검색 건수가 2008년 1조 건을 돌파했다. 구글은 광고가 전체 매출의 99%이다. 2011년 379억불을 벌어들였다. 페이스북은 10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매출은 구글의 10%이다. 어쩌면 광고주 입장에서 콘텐츠 소비행위에 광고 삽입하는 것이 SNS의 관계망에서 보다 효과가 좋다라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러나 최근 Zynga라는 페이스북 플랫폼 사용자를 위한 게임 개발업체를 통해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웹서비스를 통해 기대하는 가치가 다름에 따라 각 전략도 달라야 한다. 앱스토어도 유통구조의 변혁을 통해 수익분배 구조를 취하고 있다. 책산업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7. 디지털 콘텐츠 기획을 위하여

출판기획과 디지털콘텐츠 기획은 다르다. 전자책은 아이폰, 구글, 아마존 이외에 출판사로서 성공한 사례가 렌덤하우스 정도다. 출판기획은 화면을 어떻게 배치할까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차이는 ①소비고객층의 차이②시장환경의 차이(디바이스) ③가격의 차이이다. 전자책이 종이책 가격의 50% 인 것은 순전히 아마존이 만든 표준이다. 전자책의 제작비는 생각보다 많이 든다. 따라서 가격 결정권 자체가 어렵다면 가격에 맞게 재가공할 필요가 있다.

출판기획은 사회문제에서 시작한다. 사회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책의 필요성을 끌어낸다. 디지털 콘텐츠 기획은 개인의 영역에서 시작한다. 라이프 사이클로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집중 가능 시간이 언제, 얼마나 되는지, 공간적으로는 어디서 소비하는 지에 따라 SW의 성격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콘텐츠 기획에는 다음과 같은 영역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①글로법멥버십: 재외동포 700만 시대다. 이들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 출판이나, 한국의 영어교육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내어놓을 수 있다. 전세계 도서관에 전자책으로. ②정보큐레이션: 인포그래픽을 활용하여 원천정보에 책이라는 형태로 가치를 만들자. ③콘텐츠생태계 외부 : SNS, 미니게임 등에 이미 음악이나 게임이 성공하였음을 본다. ④스마트러닝 : 디지털기능의 효율성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를 생성하자. ⑤앱스토어 : 중고등학생들의 핸드폰을 바꾼이유가 카카오톡 앱이었다고 한다. 디지털 기기 구매를 추진하게 된 계기다. 출판사도 이런 기획력을 봐야한다.

 

8.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이제는 책은 출판사가 선택할 수 있는 어떤 것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콘텐츠는 웹의 세계를 승계했다. 사실 콘텐츠를 무료로 하고 광고로 매출올리는 사업은 TV나 라디오에서 보여주던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이다. 전자책도 책의 유형을 따라간다. 그러나 앱 유통은 다르다. 유통속도가 빠르다. 앱은 일정순위 이상 진입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렇기에 출판사 고유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미 전자책 성장속도가 유럽에서는 매년 20~30%이고, 미국은 전자책의 매출이 종이책을 뛰어넘었다.

 

9. 디지털 콘텐츠 퍼블리싱의 미래

1971년, 모든 자료를 디지털화 하고자 하는 쿠텐베르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리 출판 환경은 느긋했고, 그 사이 아이패드나 킨들이 등장하면서 바빠졌다. 핵심은 사용자의 선택이었다. 바로 '편리함'. 출판이 사용자의 편리함에 기여한적이 있는가? 전자책 분야에서 단연 두각은 아마존이다. 출판사없이 책을 출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물을 흐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출판 현실은 이제 독자적인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갖추고 확실한 존재감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3.05.07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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